해열제 사용법

아기 해열제 먹이는 법: 시럽부터 좌약까지 완벽 가이드 (흔한 실수 5가지)

아기에게 해열제 시럽을 정확하게 먹이는 방법, 구토 시 재투여 기준, 좌약 사용법까지. 초보 부모가 꼭 알아야 할 해열제 투여 실전 가이드입니다.

solkim수정일:

아기 해열제 먹이는 법

윤슬이에게 처음 해열제를 먹이던 날

윤슬이가 생후 8개월 무렵, 처음으로 열이 났다. 체온계에 38.9도가 찍히자마자 타이레놀 현탁액을 꺼냈다. 응급실에서는 수없이 많은 아이들에게 해열제를 먹여왔다. 경구 주사기로 정확하게 재서, 볼 안쪽에 대고, 조금씩. 몸에 밴 동작이었다.

그런데 내 아이 앞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주사기 끝이 입술에 닿자마자 고개를 확 돌렸다. 간신히 넣으면 "푸" 하고 뱉어냈다. 울면서 발버둥치는 윤슬이를 붙잡고, 약은 옷에 묻고, 얼마나 들어갔는지도 모르겠고. 아내와 나, 둘 다 땀범벅이 되었다. 응급실에서 그렇게 능숙하게 아이들에게 약을 먹이던 내가, 정작 내 아이 앞에서는 허둥지둥 초보 아빠였다.

그날 이후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터득한 것들이 있다. 자세를 바꿔보고, 타이밍을 바꿔보고, 도구도 바꿔보면서 결국 "이렇게 하면 된다"는 나름의 방법이 생겼다. 오늘은 그 실전 경험과 의학적 근거를 함께 정리해 본다.

경구 시럽 투여: 기본 원칙

도구 선택이 절반이다

아이에게 시럽 해열제를 먹일 때, 어떤 도구로 재느냐가 정확도를 결정한다.

도구 정확도 추천
경구 주사기 ★★★★★ ✅ 최고 추천
계량 스푼(약 동봉) ★★★☆☆ ⭕ 괜찮음
주방 숟가락 ★☆☆☆☆ ❌ 절대 금지

주방 숟가락은 3~7mL로 편차가 크다. 미국 NIH 연구에 따르면, 숟가락 단위를 사용하는 부모의 투약 오류율이 mL 단위 사용자의 2배에 달한다.

경구 주사기는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해열제를 처음 살 때 함께 요청하면 대부분 무료로 제공해 준다. 한번 구비해 두면 아이가 다 클 때까지 쓸 수 있으니, 없다면 반드시 준비하자.

먹이는 방법 (Step by step)

  1. 현탁액을 충분히 흔든다 (최소 10초 이상, 위아래로 힘차게)
  2. 경구 주사기로 정확한 양을 잰다 (눈금을 눈높이에서 확인)
  3. 아이를 반쯤 세운 자세로 안는다 (절대 눕힌 채로 먹이지 않는다 - 기도 흡인 위험)
  4. 주사기 끝을 볼 안쪽(혀와 볼 사이)에 대고 조금씩 넣는다
  5. 삼킨 것을 확인한 후 다음 양을 넣는다 (한 번에 넣지 말 것)
  6. 다 먹인 후 물을 조금 준다 (입안에 남은 약을 씻어내기 위해)

핵심: 주사기 끝을 목구멍 뒤쪽으로 향하게 하면 안 된다. 기침 반사를 자극하여 사레 들리거나 구역질을 유발할 수 있다. 항상 볼 안쪽을 향하게 하자.

윤슬이에게 먹일 때 가장 효과적이었던 팁은, 한 번에 0.3~0.5mL 정도의 소량씩 천천히 넣어주는 것이었다. 급하게 많은 양을 넣으면 뱉어낼 확률이 훨씬 높다.

식전? 식후? 약물별 타이밍

해열제마다 식사와의 관계가 다르다. 특히 이부프로펜 계열은 위장관 보호를 위해 반드시 식후에 투여해야 한다.

약물 식사와의 관계 이유
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 상관없음 위장 자극이 거의 없음
부루펜 (이부프로펜) 반드시 식후 위장관 점막 자극 보호
맥시부펜 (덱시부프로펜) 반드시 식후 NSAIDs 계열, 위장관 보호 필요
좌약 상관없음 직장으로 흡수, 위장관 무관

실전 팁: 새벽에 열이 나서 부루펜을 먹여야 하는데 아이가 아무것도 안 먹으려 한다면? 우유 한두 모금, 요거트 한 숟가락이라도 먼저 먹이자. 완전히 빈속에 이부프로펜 계열을 투여하면 위장 자극이 심해질 수 있다. 도저히 먹지 않는다면,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다.

약 먹고 토했을 때

아이에게 약을 먹였는데 "우웩" 하고 토해버리는 순간.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가장 당황스러운 상황 중 하나다. "다시 먹여야 하나? 이미 흡수된 건 아닐까? 과량이 되면 어떡하지?"

재투여 판단 기준

핵심은 투여 후 경과 시간구토물에 약이 보이는지 여부다.

투여 후 경과 시간 구토물에 약이 보이는가? 조치
15~20분 이내 약이 보임 (색/맛 확인) 동일 용량 재투여
20~60분 불확실 절반만 재투여 또는 대기
60분 이후 - 재투여 금지, 다음 투여 시간까지 대기

경구 해열제는 투여 후 약 30분부터 흡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60분이 지나면 대부분 흡수가 완료된다. 따라서 60분 이후에 토했다면 약은 이미 체내에 들어간 상태이므로 재투여하면 과량 복용이 될 수 있다.

반복적으로 토하는 경우: 경구 투여를 고집하지 말고, 좌약(직장좌제)으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고려하자.

좌약(직장좌제) 사용법

"좌약"이라는 단어에 부담을 느끼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좌약이 경구 시럽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안전한 투여 경로가 된다.

언제 좌약을 쓸까?

  • 반복적으로 구토할 때 - 경구 약이 위에 머무르지 못하는 상황
  • 입으로 약 먹기를 극도로 거부할 때 - 억지로 먹이면 기도 흡인 위험
  • 빠른 흡수가 필요할 때 - 직장 점막을 통해 간 초회 통과를 일부 우회하여 흡수

좌약은 직장의 점막을 통해 약물이 흡수되므로, 소화기관을 거치지 않는다. 구토가 심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좌약 삽입 방법 (Step by step)

  1. 손을 깨끗이 씻는다
  2. 좌약 끝(뾰족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살짝 문질러 녹인다 (체온으로 표면을 약간 녹이면 삽입이 훨씬 수월하다)
  3. 아이를 옆으로 눕힌다 (무릎을 가슴 쪽으로 살짝 당기는 자세)
  4. 좌약의 뾰족한 끝이 먼저 들어가도록 항문에 삽입한다 (손가락 한 마디 깊이)
  5. 엉덩이를 양손으로 10초 이상 모아 잡아준다 (삽입 직후 반사적으로 밀어내려 하므로 배출 방지)
  6. 2~3분 정도 자세를 유지한다 (좌약이 녹아서 흡수되기 시작할 때까지)

용량은 경구와 동일하다. 좌약도 체중 기반으로 용량을 계산한다. 계산기에서 체중을 입력하면 좌약 용량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5가지

실수 1: 주방 숟가락으로 계량

집에 약 동봉 계량 스푼이 없으니 밥숟가락이나 티스푼으로 대충 재는 경우. 주방 숟가락은 제조사와 디자인에 따라 3~7mL까지 편차가 있다. 미국 NIH 연구에서 숟가락을 사용한 부모의 40% 이상이 부정확한 용량을 투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구 주사기를 사용하면 이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된다.

실수 2: 현탁액 안 흔들기

바빠서, 혹은 모르고 흔들지 않고 바로 따르는 경우. 현탁액은 약 성분(미세 입자)이 액체 속에 부유하는 형태다. 시간이 지나면 약 성분이 병 바닥에 가라앉는다.

  • 흔들지 않고 먹이면: 처음에는 약효가 약하고, 나중에는 농축되어 과량이 될 수 있다
  • 반드시 10초 이상 위아래로 힘차게 흔들어 약물을 균일하게 분포시킨 후 투여하자

실수 3: 우유나 주스에 많이 섞기

"약을 안 먹으니까 주스에 타서 줘야지." 소량(30mL 이하)에 섞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200mL 주스에 섞으면? 아이가 반만 마시고 "다 마셨어!" 할 수 있다. 그러면 투여량의 절반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원칙: 섞을 거라면 아이가 반드시 전부 마실 수 있는 소량에만 섞자. 가장 좋은 것은 약을 먼저 먹이고, 그 후에 좋아하는 음료를 주는 것이다.

실수 4: 냉장 보관

"약은 냉장고에 넣어야 오래 가지 않나?" 일반 식품이라면 맞지만, 해열제 현탁액은 냉장 보관하면 안 된다. 저온에서 현탁액 속 약물 입자가 침전(가라앉음)하여 균일한 농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흔들어도 다시 완전히 분산되지 않을 수 있다.

  • 올바른 보관: 실온(15~25°C), 직사광선을 피한 서늘한 곳
  • 여름철 실내 온도가 30도를 넘긴다면, 서늘한 곳을 찾되 냉장고는 피하자

실수 5: 개봉 후 유통기한 무시

약 상자에 적힌 유통기한은 미개봉 기준이다. 개봉 후에는 공기와 접촉하면서 약물 안정성이 떨어진다.

구분 개봉 후 사용 기한
시판 원래 약병 (타이레놀 등) 개봉 후 6개월
병원 조제 약 (소분된 약) 개봉 후 1개월

병원에서 소분해 준 해열제는 무균 환경이 아닌 상태에서 개봉된 것이므로 오염 위험이 더 높다. 남은 약을 "다음에 쓰려고" 몇 달씩 보관하는 것은 위험하다.

정리

  1. 경구 주사기를 사용하면 투약 오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주방 숟가락은 절대 쓰지 말자.
  2. 아세트아미노펜은 식사와 무관, 이부프로펜/덱시부프로펜은 반드시 식후에 투여한다.
  3. 구토 시 재투여는 경과 시간과 구토물 확인 후 판단한다. 60분 이후 구토라면 재투여하지 않는다.
  4. 좌약은 구토가 반복되거나 경구 투여가 불가능할 때 효과적인 대안이다. 용량은 경구와 동일하다.
  5. 현탁액은 반드시 흔들고, 상온 보관하며, 개봉 후 사용 기한(시판 6개월, 조제 1개월)을 지킨다.
  6. 정확한 체중 기반 용량 계산은 계산기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참고문헌

  • HealthyChildren.org (AAP) - How to Use Liquid Medicines for Children
  • 식품의약품안전처 - 어린이 의약품 안전 사용 가이드
  • 약사공론 - 소아 해열제 사용법
  • Cincinnati Children's Hospital - Liquid Medication Administration
  • NIH - Spoon measurements contribute to child drug-dosing errors

⚠️ 주의: 본 글은 일반적인 해열제 투여 방법에 대한 정보이며, 의약품 설명서의 내용을 반드시 함께 확인하세요. 특히 약물 알레르기나 기저질환이 있는 아이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투약하세요.


📚 관련 글 더 보기

자주 묻는 질문

해열제 시럽을 먹이고 바로 토했으면 다시 먹여야 하나요?
복용 후 15분 이내에 대부분 토해냈다면 같은 용량을 다시 먹일 수 있습니다. 15~30분이 경과했다면 일부 흡수되었을 수 있으므로 다시 먹이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30분 이상 경과 후 구토는 대부분 흡수된 상태이므로 재투여하지 마세요.
해열제 시럽을 정확하게 계량하는 방법은?
반드시 제품에 동봉된 경구 주사기나 계량컵을 사용하세요. 수저로 계량하면 오차가 크게 발생합니다. 경구 주사기를 사용할 때는 아이의 볼 안쪽에 대고 천천히 소량씩 밀어 넣으세요.
좌약은 언제 사용하나요?
아이가 구토가 심해서 시럽을 복용할 수 없거나, 잠들어 있는데 열이 높은 경우에 좌약을 사용합니다. 좌약은 직장에서 흡수되므로 경구 복용과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 같은 성분의 시럽과 좌약을 동시에 사용하면 안 됩니다.

⚠️ 의료 면책 조항: 본 글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건강에 대한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해열제 복용량 계산하기

아이의 체중과 나이에 맞는 정확한 복용량을 계산하세요

계산기 바로가기 →
블로그로 돌아가기